Retro / 조대안의 LP Story, 키브라더스 ‘별이 빛나는 밤에’
조대안 기자
| 2025-10-12 20:45:20
- 한국밴드의 음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기록한 값진 앨범
키보이스는 1968년 리더인 기타리스트 김홍탁이 히파이브(He5)를 만들어 탈퇴하면서 거의 해체 상태였다. 드러머 윤항기는 키보이스가 미8군 무대에 설 때 밴드명이던 락앤키(Lock & Key)란 이름으로 공연단을 만들어 월남 위문공연을 떠났다. 그가 월남에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코끼리 브라더스’ 출신의 조영조와 장영을 주축으로 한 2기 키보이스가 인기리에 활약하고 있었다. 이에 윤항기가 1970년에 새롭게 만든 밴드가 바로 <키브라더스>다.
이 앨범에서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은 「별이 빛나는 밤에」다. 이 곡으로 키 브라더스는 고고클럽을 넘어서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획득하게 되었지만, 드러머였던 키 보이스 시절과 달리 리드 보컬이자 리더인 윤항기의 대표곡이 되었을 뿐 이 곡은 키브라더스의 것이 되지 못했다. 데뷔 앨범인 이 음반 이후 키브라더스는 이미 독자적인 밴드라기보다는 윤항기의 백 밴드가 되어버렸다. 두 번째 음반 <키-부러더즈 특선집>과 신세기레코드 이적 후 발표한 <윤항기와 키브라더스>를 마지막으로, 윤항기는 1974년 솔로 가수로 독립해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초반은 재킷 앞뒤 사진이 똑같다. 타이틀곡은 「봄비」와 「커피한잔」이고 <키보이스특선집>글씨는 오렌지색, 그아래 <락앤키보이스>글씨는 파란색이다. 하늘색 라벨에는 발매일 1971년 3월 21일이 나와있다. 재반과 3반은 앞면은 초반과 같은데 타이틀곡명 「님은 먼곳에」가 추가되었다. 뒷면은 검은 바탕에 흰색 활자로 ‘윤한기 작편곡집’이라 표시했고 앞면 타원형 사진 세 컷을 푸른톤으로 바꿔 넣었다. 4반에서야 팀명을 <키-브라더스>로 넣었다.
그동안 LP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컬렉터스 아이템이었던 이 작품이 33년만에 2004년 뮤직리서치에서 CD로 재발매 되었다. ‘키브라더스’란 이름을 담은 4반 재킷을 사용했고, 초반 재킷은 음반 내지에 삽입했다. 산타나를 떠올리게 되는 라틴록의 사운드와 타악기의 리듬이 돋보이는 싸이키델릭 연주로 당시 해외 명반들 못지않게 놀라운 음악을 담고 있는 이 음반은 당시의 한국밴드의 음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기록한 값진 앨범이다. 신중현과 더불어 한국 록의 역사에서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될 중요한 앨범이다.
A면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 「커피 한잔」, 「봄비」 3곡을, B면에는 「고고춤을 춥시다」, 「님은 먼 곳에」 2곡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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